아날로그 담임목사와 디지탈 부사역자
목회에 전념하며 일생을 달려왔던 담임목사에게 있어서 부사역자는 세대차이만큼이나 디지탈갭(Digital Divide)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다. 일생동안 사용해왔던 포맷이 있고, 사용하던 프로그램이 있는데, 젊은 사역자들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새로운 포맷과 새로운 기기로 날마다 담임목사에게 적지 않는 도전장을 매주같이 내 민다. 모른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다고도 할 수 없는 난처한 경우가 있다.
어떤 분은 나이가 들어도 항상 새로운 것을 습득하려는 사람이 있고, 어떤 분은 그 자체가 너무나 힘든 일이라 자신의 패턴과 방식에 부사역자들이 맞춰주기를 기대한다. 목회를 손익으로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효율성으로 보자면 부사역자가 아날로그 기준의 담임목사의 패턴에 모든 것을 맞추다 보면 10분이면 할 것을 아날로그화(Analogizing) 하는 과정에 60분이라는 시간을 따로 사용한다면 비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다. 물론 담임목사가 부사역자들의 디지탈패턴을 맞추려하다보면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고, 그로인해서 애로사항이 발생하는 부분도 있다. 이런 부분은 보통 2-3명의 부사역자와 팀사역을 할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을 수 있지만, 부사역자가 5명이상이 되면 담임목사의 업무환경을 디지탈패턴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부사역자로 있으면서 경험했던 몇가지 에피소드들이다.
- 보고서등 공식문서를 “공유폴더” “웹폴더” “Dropbox” etc등으로 모든 사역자가 함께 공유하여 볼 수 있는 것을 매번 이메일로 발송해야함.
- 구글 캘런더처럼 일정공유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일정을 문서로 통보함
- NAS(Network Attached Server)를 설치해 모든 파일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 행사마다 녹음,녹화한 모든 파일을 CD로 복사해서 보고하는 경우
- 이메일도 하나의 문서임에도 아래한글로 지정된 가로세로, 폰트 크기를 만들어서 사역보고서써서 첨부해야하는 경우
- 교회 통합 행정 전산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교적관리와 재정관리를 운영함에도 각종 통계와 결과를 문서로 보고해야하는 경우
- 소통을 위한 간단한 이메일에 “호칭과 인사말을 첨부하지 않아” 잘못된 이메일 사용습관이라하여 이메일 보낼때마다 호칭과 상투적인 존중의 글을 써야하는 경우
- 보고서가 보고로만 끝나고 결정사항에 대한 follow-up을 체크할 수 없는 경우
개인적으로는 업무에 대한 보고서와 부사역자들의 영적생활에 대한 보고를 분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보고서는 모든 사역자가 전체 사역을 공유하고, 한 눈에 파악하도록 하여 부서간의 불필요한 사역진행을 방지하고 효율을 추구하도록 하고, 부사역자들의 영적생활에 대한 보고(etc 시간관리, QT생활, 독서보고 등등)는 개인적인 사항이기에 별도로 보고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경험하는 것과 거의 동일하게 대부분 사역자회의 모양은 이미 보고된 내용을 다시 사역자(교역자)회의 시간에 다시 돌아가면서 언급하고 보고하면서 1시간이상을 보내는 것이다. 보고사항은 보고로 끝나고, 필요한 토론사항을 효율적으로 논의하고, 정리하여 다시 모든 사역자가 공유하여, 다음 시간까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팔로업 프로세서가 포함되어 야한다.
이것은 꼭 담임목회자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젊은 사역자들중에서도 “너무 영적이셔서” 컴퓨터에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 생각외로 많다. 컴퓨터, 스마트폰등 점점 사람들 삶에 깊숙이 다가오는 일종의 문화를 “세상의 것”으로 치부하고 “난 관심없다”라고 젊은 시절을 그렇게 보내면 나중에 목회속에 포함된 행정이라는 업무에 사역자들간의 뿐만아니라 성도들간의 소통에서도 적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물론 컴퓨터와 디지탈기기가 없어도 충분히 목회가 가능하고, 어쩌면 더 뛰어난 목회의 모델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목회자는 말씀과 기도에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믿는다. 필자가 말하는 것은 목회자의 디지탈 환경 습득여부를 자동차를 이용하듯, 일상도구 정도 수준에서 이야기하는 것이지 전문화된 프로그래밍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정도는 디지탈에 익숙하고, 기본적인 개념정도는 항상 updated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나의 간단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