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우선 죄송하다. 이 좋은 영화를 영화관에서 볼 수 없었고 미루다 미루어 이국 땅에서 파일로 봤다.  몇 달 전에 한 시사타큐에서 메이저 영화사의 스크린독점으로 대표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영화로 그 제목을 전해 들었었다.  배급사 리틀빅픽처스 대표가 영화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한 마음에 사임 의사를 발표하고, 좋은 영화가 철저한 갑질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내용도 들었고,  네이버의 평점에서도 8.79의 관객점수와 왠만하면 점수를 주지 않는 기자들의 점수도 7.04가 되는 영화라는 것도 확인했지만, 전혀 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편식에 가까운 나의 입맛에 맞는 영화들이 계속적으로 나의 감각을 즐겁게 했다면 아마 영원히 묻혔을 영화였을 것이다. 볼게 없어서 봤다고 해야할까…. “개훔방”을 다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1. 첫째는

메이저영화사의 갑질의 횡포를 논하기 전에 나도 모르게 블록버스터 급 영화에 물들어 있었다는 것, 돈 많이 들어가고, 그럴싸한 CG들이 넘쳐나야 재미있다는 생각에 익숙하다는 것. 하다 못해 음모와 스릴러가 넘쳐나거나,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속시원하게 무술을 보여주는 액션영화가 그나마 좋다는 정말 싸구려의 생각들이 머리속에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 둘째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비평과 사상을 게을리 해서 그런지,  “생각하지 않고 대충 보자” 그런 마음이 이미 내 안에 너무 가득하다는 것을 보았다.

3. 셋째는

세상을 아이들의 눈으로 보면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4. 넷째는

독과점에 뿔난 영화인들이 공동배급사를 만들었다해도,  그들의 아픔과 서러움, 분노보다는 결국 “영화만 보면 된다”는 절대적인 이기심과 무관심이 내 안에 꽤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영화를 보고 너무 죄송한 마음에 구글과 네이버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후원”이라는 키워들를 넣었는데 아무런 사이트를 찾지 못했다. 속죄하는 마음과 응원하는 마음에 얼마라도 후원하려고 했었는데….. 누구든지 링크를 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

인트로에 시작된 이솝이화의 내용은 지금 이시대에 나를 포함해서 토끼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다시 한번 깨달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어느 숲속에서 토끼들이 모여서 신세 한탄을 하다 뜻을 모읍니다.
“아, 우리는 왜 이렇게 약한 동물로 태어났을까? 땅에서는 힘센 짐승들이 노리고, 하늘에서는 독수리 같은 날짐승들이 노려 한시도 마음 놓지 못하고 가슴 조이며 살고 있느니 차라리 연못으로 가서 빠져 죽읍시다.”
그런데 연못으로 몰려오는 토끼들에 놀란 개구리들이 연못 속으로 풍덩풍덩 뛰어들어 몸을 숨기는 걸 본 토끼들은 자신들보다 더 약한 것이 개구리들인 것을 깨닫고 위로 받으며 다시 숲으로 돌아갔습니다.

추1, 지소를 맡은 이레와 친구 채량 역할을 한 이지원의 연기에 홀딱 반함.

추2. 지석이는 바보가 아니었다.

추3. 지소의 아빠는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슬프다

추4. 마지막 대포(최민수)가 마지막으로 말한 Whatever의 진짜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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