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교회, 작은 교회

개척교회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자꾸 큰 교회에 대한 소망을 가지게 되고, 또 상대적으로 자신의 작은 교회에 대해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이는 숫자의 크고 작음에 따라 타인에 의해 판단되거나, 반대로 타인을 판단하면서 자라온 우리의 습관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성적의 높고 낮음에 따라, 다수의 의견이냐 소수의 의견이냐에 따라, 점수에 따라 이기고 지는 스포츠의 감동에 따라 알게 모르게 우리는 우리의 삶을 숫자로 절망하거나 기뻐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성도의 숫자가 적은 교회는 동정의 대상이 되거나, 빈약하다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개척교회의 목사들은 세미나에서 만나는 대형교회목사들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자리 잡힌(?) 중소형 목회자들의 보이지 않는 권위 때문에 주눅 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다르게 봅니다. 길 잃은 양 한마리가 다른 아흔 아홉 마리보다 중요하고, 과부의 두 렙돈이 부자의 헌금보다 낫고, 달란트의 수와 상관없이 주님은 적은 일에 충성했다고 칭찬했습니다. 요나단이 블레셋 진영으로 쳐들어가기 전에 무기를 든 소년에게 “여호와의 구원은 사람의 많고 적음에 달리지 않았다(삼상14:6)”고 단언 했습니다.

토저(A.W Tozer)는 “작은 교회이지만 큰 교회가 있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라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교회는 절대로 사람의 수로 크고 작다고 말 할 수 있는 세상의 단체가 아닙니다. 사실 그렇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주님의 몸이기 때문에 그 기능에 충실할 때 큰 교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주님의 큰일을 하고 있는 교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개척교회 목사니깐 이런 말을 한다고 비아냥거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말합니다. 숫자로 큰 교회를 꿈꾸지 않습니다. 주님이 하시는 큰일을 경험하는 교회이고 싶습니다. 그런 교회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행복하고, 또 주님이 하시는 큰일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