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냐? 조직이냐?
해방 직전 일본의 극심한 탄압 속에 옥중에서도 신앙을 지켰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해방이 되면 신사참배를 허용했던 것을 가슴 아파하며 반드시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주남선목사 같은 분은 조직적으로 회개운동을 전개하자고 했고, 한상동목사는 조직이 만들어지면 정신이 사라진다라는 논지로 조직을 만드는 것을 반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게 옳았을까요?
이스라엘은 거대한 가족과 같은 한 공동체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거대 공동체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예배로 여호와 하나님 앞에 하나가 되어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가나안 정복 후 다른 나라들의 왕을 중심으로 한 왕권정치가 더 합리적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백성들은 하나님께 “왕”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결국 사울이 왕이 되면서부터 하나님중심의 가족 같은 신앙공동체는 왕권체제로 넘어갑니다. 이로 인해 그동안 필요 없었던 정치, 군사, 경제, 사회의 모든 분야에 대규모의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감에 따라, 왕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보다 자신의 왕권을 위해 조직과 외교관계에 주력하게 되었고, 결국 한상동목사의 말대로 “여호와중심”의 정신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때문에 교회는 조직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가족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머리되신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세워진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가족이 움직일 때 조직이 필요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본은 가족정신이기에 실수가 있어도 용서하고 이해하고 쉽게 받아줍니다. 교회가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세상적인 관점에서는 합리적일지 모르겠지만 그리스도의 은혜가 사라지고 사람중심이 될 때 쉽게 다툼으로 인한 시험을 받게 됩니다. 개척교회로 우리가 누리는 큰 복은 가족적인 신앙공동체를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좋은 경험을 계속 유지하고 살려서 앞으로 찾아올 새로운 식구들에게 신앙공동체의 따뜻함을 선물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